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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필립이와 함께 하루를 보내는 것이 요즘의 일상이다보니, 필립의 웃는 모습,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요, 부쩍 크고 무거워진데다 활동적이기까지 한 필립이와 놀아주다 뻗을 것 같다가도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이유다.

반대로, 필립이가 우유를 한번에 잘 안먹고 찔끔찔끔 먹어서 여러번 자꾸 먹이느라 속상하고 힘들때가 마음이 가장 지칠 때가 되겠다. 그리고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아직 이유식보다는 우유가 주식이어야하고  우유를 벌컥벌컥 원샷하는 아이들도 있다는데, 필립인 하루에 600을 겨우 먹으니 괜히 속상하다. 잘 크고 있고 행복해 보이니까 문제는 없는 거라 생각하지만 속상한 건 속상한 것. 울거나 찡찡대는 것 없고 밤에는 10시간 이상 죽 혼자서 자고 잘 놀고 하는 것만해도 감사하다고 생각해야하는 건데 이렇게 마음이 간사하다.

아이는 몸도 머리도 쑥쑥 커서 많이 움직이고 싶어한다. 곧 기어다닐 수 있을 것처럼 양손과 양발로 짚고 엉덩이를 치켜 들며 흔들흔들, 앞으로 뒤로 또 흔들흔들, 한 손을 번쩍 위로 들며 뒤집기 연습도 해보고, 그러다 앞으로 엎드리며 조금 앞으로 나아가고, 뒤로는 배로 다리로 밀며 아주 자유롭게 움직인다. 매트나 이불위에 올려놓고 잠깐 손씻는 사이에, 금새 후진하여 카페트 위에 있고, 또 한참 놀다 잠깐 방에서 가재수건 가져오는 사이에 또 카페트 위에 있다. 앞으로 기어다니기 시작하면.. 더욱 험난한 육아생활이 예상되면서도 기특하고 기대된다.

뒤집기가 자유롭게 되기까지 얼마나 끊임없이 손을 위로 치켜들고 엉덩이를 들어올리고 다리를 구르며 많은 연습을 했다.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끙끙거리면서, 땅에 코를 박으면서 수시로 그 연습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며 감동하고, 아이의 노력을 보며 나태하고 해이해진, 불평많은 나 자신도 덩달아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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