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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려다 깨버려 우는 필립을 꼭 껴안고 조곤조곤 얘기하고 좋아하는 책을 읊어주는 순간이 새삼 너무 행복했다. 갑자기 피곤했던 내가 확 깨어나며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나에게 찰싹 붙어서는 한손으로 내 어깨와 목을 만지작만지작하며 입을 오물거리며 잠을 청하는 아기. 배고플때, 잠이 올때, 놀때..언제나 엄마를 찾고 엄마가 필요한 너의 지금. 내가 누군가에게 이토록 필요한 존재일 수 있다니 고맙고 행복하다. 나중에 엄마에게서 점점 멀어질 날이 올테니..나를 필요로하는 지금 많이 느껴둬야지, 포근하고 따스한 이 기분.

부족한 엄마를 보기만 하면 웃어주고 수시로 엄마를 확인하며 찾고 엄마이기 때문에 무조건 좋아한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감동이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일방적인 짝사랑이라더니, 크기나 속도 혹은 길이가 다른 쌍방향의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내가 살아온 30년의 인생은, 누군가에게 예뻐 보이고 싶었고, 좋은 사람이고 싶었고, 잘 보이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고, 필요한 사람이고 싶었고, 열망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며 살아온 시간이었다. 지금 나는 이렇게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되어 있다. (그러니 힘들다고 불평하지 말고 피곤한 얼굴 하지 말고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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